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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에서는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해 7단계로 나눠서 쉽게 설명하겠습니다. 제조과정에 따라 위스키의 맛과 향이 좌우되며 브랜드만의 독특한 위스키가 탄생하게 됩니다. 각 단계를 이해하면 더 즐겁게 위스키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1. 몰팅 (Malting)
위스키의 시작은 보리에서 시작합니다. 보리는 그 자체로는 술을 만들 수 없어서 몰팅이라는 과정을 통해 변신을 해야 합니다. 몰팅은 보리를 물에 담갔다가 꺼내서 말리는 과정입니다. 이렇게 하면 보리 안에 있는 전분이 설탕으로 변하는데, 이 설탕이 나중에 술이 되는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옛날에는 이 과정을 할 때 이탄(peat)이라는 것을 태워서 연기가 맥아에 스며들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옛날 위스키는 스모키한, 즉 연기 냄새가 났죠. 연기냄새라고 하지만 이탄향이 강한 위스키를 마시게 되면 여러분은 '치과냄새'가 직관적으로 떠오르게 될 것입니다.
Tip: 요즘에는 모든 증류소가 직접 몰팅하지 않고 전문 회사에 맡기는 경우 대부분이지만 예전에는 전부 이탄을 태워 몰팅을 했기 때문에 모든 위스키에서 '치과냄새'가 났습니다.
2. 매싱 (Mashing)
몰팅이 끝난 보리는 잘게 갈아져서 물과 섞이게 됩니다. 이 과정을 매싱이라고 합니다. 매싱을 하면 보리에 있는 설탕이 물에 녹아 나와서 달콤한 액체가 만들어지는데 이 액체를 워트(Wort) 즉, 맥가즙이라고 부릅니다. 나중에 이 달콤한 액체가 발효되면서 알코올이 생기게 됩니다.
Tip1: 매싱할 때 쓰는 물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물의 성분에 따라 위스키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Tip2: 매싱 과정에서 나온 찌꺼기는 단백질이 풍부해서 소사료로 사용됩니다.
3. 발효 (Fermentation)
이제 발효단계입니다. 워트에 효모(Yeast)를 넣으면 설탕이 알코올로 변하기 시작하는데 효모는 설탕을 먹고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설탕을 넣었음에도 단맛이 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이 과정을 며칠 동안 거치면 워트는 워시(Wash)라는 걸로 바뀌는데, 마치 맥주 같은 알코올음료가 되는데 도수는 약 8%로 시큼한 맥주를 떠올리면 됩니다.
Tip: 효모의 종류에 따라서도 위스키 맛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연효모를 사용하면 풍부한 향의 결과물이 나오지만 매번 랜덤한 결과물이 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각 증류소는 자신들만의 특별한 배양효모를 사용합니다.
4. 증류 (Distillation)
증류는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용액을 분리하는 작업입니다(바닷물을 끓이면 소금과 물로 분리할 수 있죠). 발효된 워시는 커다란 증류기에서 끓여집니다. 이렇게 끓이면 알코올이 먼저 증발하게 되고, 그 증발한 알코올을 다시 모아서 액체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이 과정을 보통 두 번, 어떤 곳은 세 번까지 반복해서 알코올의 순도를 높입니다.
Tip: 증류기의 모양과 크기도 위스키 맛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증류소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증류기를 사용합니다.
5. 오크통에 담기 (Casking)
증류가 끝난 알코올은 바로 마실 수 있는 상태는 아닙니다. 이제 이 알코올을 오크통에 담아야 하는데요. 오크통은 그냥 술을 담는 용기 이상의 역할을 합니다. 오크통 안에서 알코올은 나무와 상호작용을 통해 위스키 특유의 향과 맛을 얻게 됩니다. 이때 오크통은 한 번 사용된 미국산 버번(옥수수로 만든 위스키, 이전 포스팅 참고) 통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 나무 통이 위스키에 독특한 향과 색을 더해줍니다. 이 밖에 럼이나 와인, 셰리와인 무엇을 담은 오크통이냐에 따라 위스키의 아로마(향)가 달라집니다.
Tip: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될수록 위스키에 더 깊고 풍부한 맛이 스며듭니다. 그래서 오래된 위스키가 비싼것입니다.
6. 숙성 (Aging)
오크통에 담긴 위스키는 이제 몇 년 동안 숙성 과정을 거칩니다. 이 기간 동안 위스키는 오크통의 나무에서 다양한 향을 흡수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향이 더욱 부드러워집니다. 이 숙성 과정은 최소 3년 이상이 걸리며, 이 기간이 길수록 더 복잡한 맛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Tip: 위스키는 오크통에 있을 때만 숙성되며, 병에 담긴 뒤에는 더 이상 맛이 변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15년 산 위스키를 구매한 후 10년 뒤에 개봉한다고 25년 산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7. 병입 (Bottling)
마지막 단계입니다. 숙성이 끝난 위스키는 병에 담겨 판매될 준비를 합니다. 병에 담기 전에 물을 섞어 알코올 도수를 맞추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몇 위스키는 냉각 여과(0℃ 아래까지 온도를 떨어뜨려 지방산을 분리해 투명한 위스키를 얻습니다.)를 통해 부드러운 맛을 더하기도 합니다.
Tip: 병입 할 때 가끔 캐스크 스트렝스라고 해서 물을 섞지 않고 원래 도수 그대로 병에 담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보통 60% 이상으로 화려한 아로마를 즐길 수 있지만 초보자에게는 코부터 뇌까지 뚫리는 경험을 선사합니다.
2024.09.19 - [분류 전체보기] - <위스키 입문 가이드> 싱글몰트, 그레인, 블렌디드 위스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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